VirtualBox 7.0.12에서 윈도우 7 게스트 OS 내 GA 관련 이슈

오랜만에 기분이나 낼 겸 윈도우 7을 VirtualBox에 설치하려 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VirtualBox는 6.x 버전이었고, 이참에 업데이트도 하자 해서 최신 버전(7.0.12 r159484)으로 업데이트를 먼저 진행했다.

좋다, 설치도 끝냈고, 간만에 윈도우 7 미디어를 넣고 설치와 정품인증까지 끝냈다. 그리고 2016년 경 MS에서 한번에 패키징해준 간편 롤업까지 모두 설치하고 Guest Additions(GA)를 설치하려고 미디어를 넣었다. 그러자..

응 이게 뭐지? 디지털 서명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이제껏 GA를 설치하면서 이런 오류는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전 버전에서도 가끔 autorun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은 잘 동작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직접 미디어로 들어가 64비트 GA 설치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설치까지 끝냈다. 이 설치 프로그램은 다행히 잘 돌아가는 듯 했다.

이전 경험과 비교했을 때 조금 빠르게 설치가 완료되었고 드라이버 인증서 관련 경고(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살짝 마음에 걸렸지만 이 때 까지는 별 의심 없이 오라클이 개선을 잘 했구먼 하고 기존대로 재부팅을 한 번 했다. (이전에는 뭐를 그렇게 복사하고 설정하는지 꽤나 많은 로그를 남기면서 뭔가를 하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재부팅을 했는데.. 이상하게 GA 에이전트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았고 그래픽도 설치 이전처럼 조금 버벅거렸으며 GA 설치 시 3D 지원 항목을 체크했음에도 에어로 기능이 켜지지 않았다.

3D 지원이야 그러려니 했다. 왜냐하면 꽤 예전에 VirtualBox에 3D 가속 기능이 실험적으로 도입되었을 때도 몇 번 써봤는데 에어로 기능이 잘 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때는 말 그대로 실험적 기능이라 GA 설치 시 진짜 3D 지원 기능이 포함된 그래픽 드라이버를 게스트 OS에 설치할지 다시 한 번 물어봤었고, 지금은 그런거 없이 어느정도 정착한 차이는 있긴 하다.

그런데 에이전트 프로그램이 뜨지 않는건 조금 많이 이상했고, VirtualBox를 쓰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점이기도 해서 몇 번을 재설치했다. 첫 오류에서 디지털 서명을 검증하지 못했다기에 설치 프로그램에 서명된 모든 인증서를 Trusted Root Certification Authorities (신뢰하는 루트 인증 기관) 항목에 설치까지 한 다음 다시 설치했지만..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어디가 문제지? 인증서를 검증하지 못했는데 GA 설치 프로그램은 SHA-1과 SHA-256이 동시에 서명되어 있었다.

2016년 간편 롤업까지 설치해서 에지간한 윈도우7 관련 보안 업데이트는 다 설치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가? 해서 우선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Windows Update로 들어가서 검색된 업데이트는 모두 설치했다. 이후 GA를 다시 설치했지만 역시 autorun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은 인증서 검증 실패 오류가 발생했고, 설치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해서 설치해도 역시나 에이전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안전모드로 부팅 후 설치를 해봐도 안되고, 부팅 옵션 중에 인증서를 무시하고 강제로 드라이버를 로드하는 옵션도 있길래 이를 선택해서 윈도우로 진입 후 설치를 해봐도 뜻대로 잘 안되더라.

아무리 고민해봐도 감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그러면 남은건 하나. 구글에 검색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검색을 하자마자 어렵지 않게 아래 포럼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VBox 7.0.12 GA cannot verify digital signature Windows 7 - Discuss the VirtualBox 7.0.12 release here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VirtualBox 7.0.12 버전이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 다만, 제공되는 GA 미디어가 문제인지 아니면 이 버전의 가상머신 자체가 문제인지는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우선 글을 읽어보니 이 문제를 제보했던 사람은 bcdedit /set testsigning on 명령을 실행한 다음 재부팅하여 설치했더니 설치는 잘 됐다고 한다. 나도 똑같이 입력해보고 설치를 해봤더니 잘 되긴 하더라. 그런데 이 명령은 드라이버 사이닝 자체를 검증하지 않고 넘기는거라 나이스한 해결은 아닌 듯 싶었다.

우측 하단에 보이는 TestMode가 눈에 거슬린다. 일단 꾸역꾸역 그래픽 드라이버까지 들어갔으니, 윈도우도 어떻게 못하겠지? 이제 원복해도 되겠지? 라는 생각에 아까 입력했던 명령의 반대를 다시 입력했다.

일단락 됐다는 생각에 얼른 재부팅을 해보았다. 그런데 내가 하나 간과한게 있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알고있지만, 새삼 깨닫게 된다.

부팅 도중 실패하고 시동 복구로 진입한다. 그럼 그렇지.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그래픽 드라이버를 로드하다가 뭔가 오류가 난거 같다. 여기서 몇 번이고 재부팅을 해도 윈도우 진입조차 되지 않았다. 안전모드로 재부팅 해봐도 시동 복구로 들어간다.

어설프게나마 윈도우로 진입해야 드라이버를 롤백하던지 할텐데 빈틈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연히 "View advanced options for system recovery and support" 가 보여, 여기로 들어가면 뭔가 메뉴가 있을 것 같아 들어갔다.

뭔가 뜬다. 내가 복구 포인트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시스템에 이것저것 설치하면서 복구지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에 시스템 복원으로 들어가봤다.

복구 포인트가 몇 개 뜬다. 적당한걸 한번 선택해보자.

일단 복구는 됐단다. 재부팅 해보자.

아 됐다 ㅋㅋㅋㅋㅋ 이거거든 ㅋㅋㅋ

일단 부팅은 됐는데, VirtualBox 7.0.12에 내장된 GA를 설치해선 안될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꼭 VirtualBox에 내장된 GA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전 버전의 것을 설치해도 이후 버전에서 기본적인 기능이 동작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것을 그간 VirtualBox를 업데이트 하면서 이전 버전에 구성했던 게스트 OS로 경험했다. (완벽히 동작하는지는 몰?루)

내가 필요한 기능은 기껏해야 공유 폴더 정도라 이전 버전을 찾아 바로 설치해봤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구버전을 찾으니 아래 페이지가 보였다. 직전 버전은 7.0.10이었나 보다. 그런데 GA만 따로 링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좀 불친절하네.

그래도 GA가 업로드 되어있는건 알고 있어서 아무 링크나 복사해서 파일 이름을 떼고 디렉터리 페이지로 들어가봤다.

여러 파일 사이에 버젓이 ISO로 제공하고 있다. 바로 받아서 지금 버전의 GA 대신 설치해보자. TestMode가 아님에도 인증서 검증 관련 오류 없이 autorun 프로그램이 잘 실행된다.

이후 과정은 평소 GA 설치와 다름이 없다. 설치도 뭔가 빼먹지 않고 다 설치되는 듯 하고, 처음 설치할 때 마음에 걸렸던 그것 없이 뜸을 좀 들이더니 설치가 완료 되었다.

바로 재부팅 해보니 시동 복구 진입 없이 잘 부팅 되었고 에이전트도 잘 실행됐다. 쓰진 않겠지만 그래픽 드라이버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에어로 기능도 적용해봤다. 역시 잘 된다.

이로써 잠깐 기분이나 내고 싶어 무심코 설치했던 윈도우 7에 거의 반나절을 쏟아 부었다. 이미 포럼에도 공유된 이슈인만큼 얼른 고쳐주길 바라며, 당분간은 이전 버전의 GA를 쓰도록 하자.